
요새는 회사에서 바쁘다는 핑계와 더불어 생활비를 절약한다는 차원에서 책을 잘 사보지 않는다. 하지만 와이프 회사에서 신입사원 교육용으로 한달에 두권 정도의 책을 나눠주고 읽게 하는데, 그 책을 틈틈이 보는게 무척 도움이 된다. 나도 벌써 입사 4년차가 되었지만 그래도 부족한것 투성이다.
최근 경영대학원에서 인문학에 대한 관심이 높다고 한다. 문,사,철로 대표되는 문과대학의 하향과 달리 날로 성장하고 있는 경영, 경제학에서의 인문학에 대한 관심은,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아 이를 다시 경영에 반영하기 위한 인문학을 위한 인문학이 아닌 경영학을 위한 인문학으로 작용하는거 같아 아쉽기도 하다.
이 책의 구성은 무척 흥미롭다.
첫 장에서는 왜 레오나르도 다빈치는 손가락이 강조된 세례자 요한의 그림을 그렸을까 ? 하는 질문에 다빈치 코드와 유사한 방식으로 이를 설명하고 있다. 메디치가의 주문을 받아 그린 세례자 요한의 그림에서 강조되고 있는 손가락이 가진 의미는 바로 메디치 가문이 어떻게 중세 유럽에서 르네상스를 선도하는 가문으로 성장했는지에 대한 과정이 함축되어 있는 작품이다.
후발 은행가 집안으로 시작한 메디치가문은 정말 시작은 미약하였다. 하지만 모직산업이라는 새로운 산업에 진출해서 가문의 세력이 커질때에도 공직에 나서지 않고, 정치적인 목소리를 낮추는 유약겸하(柔弱謙下)를 통해 기존 기득권 세력의 견제에서 벗어나 새로운 세력으로 거듭날수 있었고, 기존의 추정 과세에서 등기 기준 과세라는 새로운 조세제도의 도입이라는 사회적 변화의 과정에서 이에 적극 협조하는 여민동락(與民同樂)의 자세로 대중의 마음을 얻을수 있었다.
이후 피렌체를 다스리게된 메디치 가문 (코시모 데 메디치)은 자신이 피렌체에서 추방당했을때 극진하게 대접해준 전통적 우방인 베네치아와의 호혜적 외교 관계에서 벗어나 적극적으로 다른 지역과의 외교 활동을 펼쳐나가며 힘의 균형을 창조하게 된다. 이러한 과정에서 발휘된 코시모 데 메디치의 리더십을 적용해보면 크게 세가지의 시사점을 갖는다.
① 현실을 직시 할 줄 아는 용기를 가진 사람이라는 점
- 개인으로서 괴롭고 회피하고 싶은 현실이라도 조직의 지도자라면 그 것을 회피하기 보단 똑바로 바라볼 용기가 필요하다. 개인적 호불호로 지도자가 될 수 있다면, 누구나 지도자가 될 수 있었을 것이다.
② 위기의 순간에도 미래를 생각할 것
- 코시모 데 메디치는 자신이 피렌체에서 독살의 위기를 넘어 베네치아로 추방되었을 때에도 절망하기 보다는 피렌체의 미래에 대해 끊임없이 생각하여 "힘의 균형"이 피렌체에 필요함을 깨닫게 되었다. 살면서 얼마나 많은 기회와 많은 위기가 있을지 모른다. 하지만 그럴때마다 너무 기뻐하거나 너무 절망하기보다는 냉정하게 미래를 내다보는 것이 코시모 데 메디치가 지금 나에게 주는 가르침이다.
③ "힘의 균형"을 통해 조직과 집단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
- 지도자에게는 자신이 이끄는 조직이나 집단의 힘을 최대화하고 최적화 할 책임이 있다. 서로 다른 생각과 집단이 서로 경쟁해야만 그 조직은 생명력을 유지한다. "힘의 균형"이 건강하게 유지된 집단에서는 창조적인 에너지가 분출된다. 회사 생활을 하면서 쉽지 않을 때가 다른 회사와의 경쟁이나 고객을 설득하는 일이기 보다는 다른 생각을 가진 다른 부서나 조직을 상대하는 경우였다. 내가 아니면 우리 파트가 아니면 우리 팀이 아니면 우리 본부가 나가는 방향이 회사에 도움이 되는게 분명해 보이지만 다른 부서나 조직의 견제로 인해 생각처럼 잘 안되는 일을 종종 겪으면서 왜 이럴까 생각했었는데 이러한 조직간 힘의 균형이 회사를 궁극적으로 더욱 회사를 오래가게 하는 방법이라는 생각이 든다. 내가 지도자가 된다면 조직 내의 힘의 균형을 적절히 안배하고 관리해서 서로 다른 생각을 가진 조직간의 경쟁이 활성화 되도록 힘써야겠다.
메디치 효과 - 동,서방의 문화적 충돌을 통한 빅뱅 창조
메디치 가문이 살던 시대의 유럽은 십자군 전쟁을 막 마치고, 정치와 종교가 제대로 분리되지 않았다. 그 당시 지지부진하던 동방 비잔틴교회와 서방 가톨릭교회 간의 종교회의를 피렌체에서 열기로 하고 메디치가문에서 모든 참가자들의 여비와 생활비, 회담에 드는 비용을 부담하여 피렌체 공의회를 연다. 이 공의회를 통해 보편적인 이상 (이데아)으로 대변되는 플라톤과 개별적인 존재 (현상)으로 대변되는 아리스토텔레스주의 사상이 뒤섞이는 결과를 낳았고, 이러한 사상적 결합이 르네상스의 시초가 되었다. 우리나라를 남과 똑가은 모범답안을 써야 대학에 합격하고, 기업 문화라는 이유로 획일적 사고를 강요하고, 특정 지역 출신이나 특정 대학 졸업생만 출세할 수 있는 폐쇄적인 사회라고 평가하고 있다.
이러한 사회의 틀을 바꾸기 위해서는 상이한 것에 희망을 두고, 이질적인 것과 결합함으로써 새로운 창조의 세계를 열어나가는 것이 '메디치 효과'를 통한 빅뱅을 실현하는 길이라고 하고 있다. 우리 회사와 하이닉스가 기업간 M&A를 통해 결합함으로써 새로운 빅뱅의 문을 두드리고 있는 것은 아닐까 ?
이렇게 권력과 부를 한 손에 가지고도 대중의 지지를 받던 메디치 가문도 점차 쇠락의 길을 걷게 되는데, 그 과정을 바사리 회랑 (Vasari corridor)을 통해 들여다보면, 정확히 메디치 가문이 성장할 때 와 정 반대의 과정을 거치는데, 시민들에게서 과도한 세금 징수로 인해 시민들의 지지기반을 잃고, 세상과 단절된채 폐쇄적인 가문으로 변해가고, 사적인 향락을 추구하게 된 것이다. 메디치 가문을 일으킨 코시모 데 메디치는 말 대신 당나귀를 타고, 사회 자선 사업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등 은인자중의 자세로 스스로를 낮추었지만, 후대의 코시모들 (코시모 1세, 코시모 3세 등...)이 이 원칙을 지키지 못하자 메디치 가문 역시 전성기 시절 제작한 위대한 예술품을 피렌체 시민에게 남긴채 가문의 문을 닫게 되는 것이다.
이 책의 후반부에는 메디치 가문과 메디치 가문의 영향을 받은 주요 인물들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주요 인물은 추후 포스팅 하기로 하고 일단 이 글을 마친다.
내가 리더로 올라가기 위해, 올라갔을 때, 리더의 자리를 내려놓을 때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 지 역사를 통해 배울 수 있었던 한권의 책. 사람의 마음을 얻는 법에 대한 리뷰를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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